요 근래 주구장장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싫다라고 울부짖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워낙에 간사한 인간인지라 정말 괜찮은 이 책앞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도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중얼거리고 있다. 하.하.하. 어쩌겠는가, 나란 인간이 원래 이런 것을.

이 소설은 두가지 이야기로 나눠져 있다. <아이를 먹는 식인귀>와 <아이를 지우는 화학자>. 두 이야기는 별개의 이야기지만 하나의 타이틀안에서 묘한 대칭을 이루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내용은 간단한다. 아이들만 먹는 식인귀 일족중 한 남자. 자신을 오랜세월 돌보아온 채식주의자 집사에 의해 식인 습관을 버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식인귀는 아이를 먹는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자신을 억압해온 집사에게 멋지게 한방-어떤 한방인지는 직접 읽어보시길-을 먹이고 죽어버린다. <아이를 지우는 화학자>는 세상과 단절된 한 노인의 이야기다. 아이들을 극도로 싫어하는 한 노인이 아이들을 지울수 있는 특수한 페인트를 발명하게되서 아이들의 얼굴을 지우고 돌아다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약효가 떨어지게 얼떨결한 한 아이를 유괴하게 된다. 아이와 생활을 함께 하게 된 화학자. 그가 어떻게 아이와 어울리게 되는가에 관한 이야기 이다.

소설은 끝임없이 대립과 대칭 구도를 통해서 독자를 환기 시킨다. 식인습관과 채식습관, 아이와 어른, 깨끗함과 지저분함, 화해와 복수 등.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혹은 두 이야기 자체를 대립시킴으로서 많은 생각할 꺼리들을 제공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전혀 다른 두개의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독자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문제를 던져준것 같다. 동화처럼 쉬운 문체와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흡입을 한다. 이런것이 어른들의 위한 동화라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은가?

어쨌거나 책을 읽고 나서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 과연 나는 식인귀가 될것인가? 화학자가 될것인가? 하고 말이다. 결과는? 글쎄.. 아직은 식인귀쪽이 더 맞지 않나 싶은데, 역시 잘 모르겠다.(2005. 12. 21)


《새 삶을 꿈꾸는 식인귀들의 모임(1998, Les Ogres Anomyns)》
- 지은이 : 파스칼 브뤼크네르(Pascal Bruckner)
- 옮긴이 : 김남주
- 출판사 : 작가정신
- 발간일 : 2000-03-25 / 156쪽 / 210*148mm (양장본,A5)
- ISBN : 8972881228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