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첫눈에 반했던,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들었던 그들의 사랑은 뜨거웠다. 그러나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 시간이 지나면 그들의 사랑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딱딱한 두 남녀만이 남아 있을뿐이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사랑의 뜨거움과 지루함. 누군가는 "사랑은 유통기한이 있다"라고 울부짖고, 누군가는 "사랑은 섹스다"라도 단정내리고, 누군가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냐며 자동차를 긁어대는 바로 그감정. 영화는 이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파고단다. "기억을 지운다"라는 환상적인 설정을 가지고 말이다.
서로가 지루해지고 아무렇치 않게 상처를 주는 두 연인이 각각 다른게 뇌속에서 원하는 기억을 지우는 서비스를 받게 된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기억에 점차 일주일뒤, 한달뒤, 일년뒤로 넘어가면서 그녀와 혹은 그와 처음 만났던 감정들을 깨닫게 되면서 사랑을 확인한다는 내용이다. 얼핏 들으면 지루하지만 다양한 영화적 장치와 재미, 그리고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며 화면을 수 놓는다. 언젠가의 나의 연애 감정들을 훔쳐보듯. 영화를 그렇게 연인들의 마음 절실히 읽어내며 이야기를 전개 시킨다.
시나리오도 치밀하고, 연출도 뛰어나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는 두말하면 입이 아플정도. 코메디언이라는 딱지를 떼고 싶어 정통 연기에 몰두하는 짐캐리는 더할나위 없이 소심한 샐러리맨을 연기 해 내고, 케이트 윈슬렛도 즉흥적이며 발랄한 서점 점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다.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 두 주인공의 이야기 말고 조그마한 반전을 숨긴 서브 텍스트가 있으니 잘 찾아보시길. 배우들의 연기 사이 사이에서 이야기를 읽어낼수있을 것이다. ^^
사실 영화가 시작되고, "뇌속에서 기억을 지우고 사람들이 기억속에서 헤매게 된다"라는 컨셉이 읽히는 순간 "존 말코비치 되기"가 생각 날수 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같은 작가가 참여했더라. 뭐, 그렇다는거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다시 현실로 내던져진 우리. 영화 역시 무언가 색다른 결말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듯 영화속 주인공들도 주어진 상황을 인정하고 한발 앞으로 나아간다. 그것에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일테니까. 그래서 남겨진 여운은 슬프면서도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2005. 11. 16)
《이터널 선샤인 (2004,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 감독 : 미셸 공드리
· 출연 : 짐 캐리 / 케이트 윈슬렛 / 커스틴 던스트
· 각본 : 미셸 공드리 / 찰리 카우프만
· 장르 : 드라마 / 로맨스 / 코미디 / SF
· 국가 : 미국
· 상영시간 : 108 분
·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 개봉 : 2005-11-10
· 배급사 : 코리아 픽쳐스 (주)
· 공식홈페이지 : http://www.eternalsunshine.co.kr/
** 푸른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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