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영화 <철도원>의 원작을 쓴 작가. 더 나아가 최민식주연 송해성감독의 영화 <파이란>의 원작 <러브레터>작가. 이정도면 책을 펼쳐들기에 훌륭한 조건이지만, 왠지 우울할것 같은 의심때문에 여태껏 어떤 작품도 읽어보지 않았던 일본 작가 '아사다 지로'의 단편 소설집을 읽게 되었다. 결과는? 왜 나는 어설픈 선입견으로 이제서야 이 작가의 책을 읽게 되는 바보같은 짓을 한것일까? 란 생각을 가득 지니게 되었다. 그만큼 한편 한편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작가가 만만치 않은 이력(유복한 집 도련님에서 아쿠자로, 그리고 다시 소설가로-)을 가진 만큼 소설들도 다양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또한 아무리 짧은 이야기라도 등장 인물 하나 하나가 모두 구구절절한 이야기를 지니고 있거나, 혹은 지니고 있을것 같은 느낌이 온다. 그래서 아마도 영화화가 많이 된것 같다.
첫번째 단편인 <수국꽃 정사>. 명퇴당한 카메라맨과 쇠락한 온천가(유흥가)의 나이든 스트립퍼. 이 둘의 기묘한 하룻밤의 이야기다. 얼핏 제목을 보면 하룻밤 사랑에 관한 이야기 같으나, 정사(情死). 정을 통하고 죽음에 이르고자 하는 이의 이야기다. 이 두명의 이야기는 평범한듯 하나 모든 인생이 지울수 없는 인생 역정을 지니고 있음을 잘 그리고 있다. 그리고 뜻밖의 결말로 독자를 환기시키는데, 이런 단편이 같는 최고의 힘을 보여주는것 같다.
<나락>은 대화체로 이루어진 추리형식의 이야기. 물론 결말이 좀 흐지부지 하지만, 유망하고 촉망받던 엘리트 청년 사원이 세월에 흘러서 모든 성공에서 도태된 한 중년 남자의 죽음을 주변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서 그려내고 있다. 새로운 시도, 그리고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다음 이야기인 <죽음 비용>. "만약 죽는 순간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면 당신은 얼마를 내겠나?"는 명제 앞에 이야기를 펼쳐간다. 어린이아이에서 소녀로 변모하는 한 아이의 외로움에 대해서 이야기한 <히나마츠리>, 그리고 아무렇치 않게 어머니의 외도를 목격하게 되는 아들의 편지를 읽게 되는 아버지를 그린 <장미 도둑>. 아름다운 사람들끼리 결혼을 이어주려는 한 부인의 노력이 왠지 흐믓한 결말을 가져오게 되는 <가인 (佳人)>. 한편 한편 그 안에 담긴 애정과 관심을 기울일수 밖에 없이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제서야 만난 "아사다 지로". 이제 나의 작가목록(?)에 그 이름을 아로이 새겨놓았다.(2005. 11. 06)
《장미 도둑 - 문학동네 세계문학(2000, 薔薇盜人)》
- 지은이 : 아사다 지로(淺田次郞)
- 옮긴이 : 양윤옥
- 출판사 : 문학동네
- 발간일 : 2002-04-08 / 277쪽 / 210*148mm (반양장본,A5)
- ISBN : 8982814965
** 푸른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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