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년전인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SF의 광팬이었던 어떤 친구에게 강력한 추천을 받아서 빌려봤던 그 책. 더 솔직히 말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가도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책을 읽어가는 중간 중간 작가의 위트 넘치는 블랙 코메디적인 글귀들에 배꼽을 잡았던것만은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책이 바로 [은하수를 여행햐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다.
사실 이 책이 영화화 된다고 했을때, 기억이 가물 가물 나는 추억을 생각하며 기쁘기도 했지만, 이 넘쳐나는 유머를 어떻게 영상화 할 것인지 무진장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했다. 분명 [은하수~]는 글이기 때문에 가능한 풍자로 가득찬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그나마 흥행을 한것 같았는데, 한국에서는 개봉관도 제대로 못잡고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볼 기회를 쉽게 잡을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정말 큰맘 먹고 강남까지 나가서 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역시, 안 보고 지나갔으면 후회할뻔했다.
영화는 안전한 길을 선택한다. 원작이 주는 기묘한 유머와 풍자의 끝을 놓치지 않으면서, 영화라는 장르의 가장 큰 장점인 비주얼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그래서 이 영화는 원작과는 사뭇 다른 영화가 나왔고, SF 영화라고 하면 으례히 생각나는 스펙타클함과도 조금 거리가 있는 영화가 되었다. 어느쪽에서도 보던 절반만 성공한셈인거다. 그래서 중반이후 조금 지루해지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영화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초반부터 터지는 웃음을 참을수가 없었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좌로 우로 날뛰기도 하고, 특유의 블랙 유머가 숨겨져 있어서 옛추억을 더듬기에도 딱 좋았다.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으면 땅을 치고 후회했을 영화. 강남까지 나간 보람을 느끼게해준 영화이기도 하다. 요즘 볼영화없어서(기본적으로 "자 울어봅시다~"류의 영화를 절대, 거의 보지 않는다.) 주리를 틀고 있었는데, 내게 청량음료같은 영화였다. (2005. 11. 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2005,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 감독 : 가스 제닝스
· 출연 : 샘 록웰 / 모스 데프 / 주이 데샤넬 / 마틴 프리맨
· 각본 : 더글라스 아담스 / 카리 커크패트릭
· 장르 : 어드벤쳐 / 코미디 / SF
· 국가 : 미국 / 영국
· 상영시간 : 110 분
· 등급 : 연소자 관람가
· 개봉 : 2005-08-26 개봉
· 제작사 : Touchstone Pictures
· 배급사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 공식홈페이지 : http://cafe.naver.com/galaxyguide.cafe
** 푸른 고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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