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카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메가베스트셀러의 여자편 작가이다. 사실 이 소설을 별반 재미 없게 보았고, 더 나아가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은 너무 낮간지럽고 지루해서 머리카락을 쥐어 뜯으면서 봤기 때문에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높지 않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묘한 매력과 여러가지 인연이 닿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크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전형적인 "일본풍"의 소설이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38살의 독신여자. 그녀는 그림도 그리지만 생계를 위해 스카프 디자인을 한다. 동생이 하나 있고, 어릴때 아버지가 죽고, 몇년전 엄마도 죽었다. 이런 한 여자의 일상을 짧은 호흡으로 조용히 스케치 해나간다. 가끔 찾아오는 그녀의 애인. 주인공은 애인에게서 많은 위안과 삶의 힘을 얻어나가나다. 그 사이 사이 주인공의 어린시절과 교차하면서 38살의 독신 여자의 고독한 생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이 주인공 여자의 모든것 처럼 보이는 애인이 유부남이 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것에 대해 괴로움을 느끼는 주인공은, 그와 헤어지고 자살을 결심하게 된다. 뭐, 결론은 나쁘지 않은 해피엔딩. 애인이 그녀를 구하게 되고, 그녀의 삶은 다시 그와 함께 지속되고 있다.. 정도랄까?

전형적인 일본풍이라도 하면 작가는 기분 나쁠까? 하지만 읽는 내내 그런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거의 단문으로 느껴지는 짧은 글들, 그리고 그 속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상의 묘사.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감정의 폭팔등 일본 작가들, 특히 여성작가들이 주로 표현하는 어법을 쓰고 있었다.

묘사와 감정의 비유등이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그 이상의 장점은 별로 찾지 못한 작품. 주인공의 삶이 슬프기는 하지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혹은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는지, 더 나아가 작가는 이를 통해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건지, 명확하게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스스로 "외로워 외로워 병"에 걸려 있는 듯하다. 그래서 소설들도 이런 이야기가 많은 거겠지. 그리고 아직 수 많은 소설가들도 그 외로움을 적당히 치유하는 이야기를 찾지 못한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인것 처럼. (2005. 10. 23)


<밑줄 긋기>
갑자기 외로워지고, 애인의 미소도 그 외로움을 치유해주지 못한다. 외로움은, 불쑥 찾아와 입을 쩍 벌린다. 그런 때마다 나는 걸려 넘어져 송두리째 삼켜져버린다.



《웨하스 의자(2001, ウエハ-スの椅子)》
- 지은이 :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
- 옮긴이 : 김난주
- 출판사 : 소담출판사
- 발간일 : 2004-12-15 / 247쪽 / 190*135mm (양장본)
- ISBN : 8973818163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