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관련된 서평을 자주 읽는 편이지만, 서평을 보고 아~ 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경우는 흔치 않은것 같다. 그냥 무서운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다이제스트판으로 접수한다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책 [개를 기르다]는 도저히 안 읽어보고는 넘어갈수가 없었다.

우선 이 책은 만화책이다. 지은이가 개인적으로 기르던 개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단편이다. 하나의 생명을 거두고, 10년이 넘는 세월한 함께보내고, 그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는것. 바로 그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그냥 평범하게 넘길수 없는 이유는 나 역시 개를 키우고 있기 때문일것이다. 별로 특별히 품종이 있는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몸집을 가져서 애완견으로서 장점이 있는것도 아니다.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벌써 3여녀간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 나의 개는 사료를 잘못먹어서 신부전증을 앓고 있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 병원에 가야하고, 사료나 간식도 처방식만 먹어야 한다. 평소에 건강해 마지 않아 보이지만 한쪽 콩팥은 이미 거의 그 기능을 상실했다. 합병증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런상황이기 때문에 늘 개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내가 원하는 바는 모든것을 다 수발들수 있으니 오래 오래 살아만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것은 잘 안다. 그렇기 때문이 가끔 그 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면 가슴이 아프다.

더 솔직해 볼까? 사실 난 이 개를 키우기전에는 동물을 키우는것에 매우 부정적이었다. 뭐랄까, 내 한 몸 건사하며 살기 힘들데... 동물이라니! 그 날릴 털이며, 짐승 특유의 냄새에.. 배변을 처리할 생각을 하면 몸서리가 쳐졌다. 하지만 그런것들은 정말 개를 기를데 있어서 하잘것 없는것에 불과하다는것을 깨달았다. 하나의 생명체가 나에게 주는 그 감정적인 충만감은 어느것과도 바꿀수가 없다. 아마 어떤 동물이던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마음은 비슷할것이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충만하기 때문에 더욱더 이 책 [개를 기르다]의 한 개의 죽음이 가슴이 아프다.

작가는 담담하지만 모든 감정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낸다. 병이 아니라, 노환으로 죽어가는 개이기 때문에 더욱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작가와 작가의 부인의 마음이 묻어 난다.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한장 한장에 감동이 묻어났다. 기교가 잔뜩 묻어나는 그림은 아니지만 우직함이 느껴지는 그림에 진실함을 느낄수 있다.

물론 책은 단편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개를 떠나보내고 우연치 않게 다시 고양이를 키우게 되고, 고양이는 새끼를 낳게 된다. 이렇게 한 가족이 사는 모습과 더불어 산악인의 이야기도 있다. 개를 기르던 기르지 않던, 혹은 다른 동물을 기르던 기르지 않던간에 생명이란 어떤것인가를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던것 같다. (2005. 10. 17)


《개를 기르다 - 청년사 작가주의 1(2005)》
- 지은이 : 다니구치 지로
- 옮긴이 : 박숙경
- 출판사 : 청년사
- 발간일 : 2005-09-26 / 179쪽 / 223*152mm (반양장본, A5신)
- ISBN : 8972785318


나의 개 돌돌이.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기를...



** 푸른 고양이 **
Posted by bride100